유명인의 차

고위직들 어떤 차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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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차관이 선호하는 에쿠스(좌)와 체어맨(우). / 2 군 장성 전용차와 계급을 표시한 번호판 가리개. photo 조선일보 DB

장관은 3300㏄급 에쿠스·차관은 2800㏄급 체어맨

시장·도지사·軍장성들도 검정색 대형 세단 선호


친환경 녹색성장·하이브리드 차량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우리 사회 고위직들은 어떤 차를 타고 있을까. 주간조선은 전용차량이 제공되는 대표적 고위직인 행정부 장·차관과 광역자치단체장, 군 장성들을 대상으로 어떤 종류의 전용차를 타고 있는지 직접 전화로 조사해 봤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 고위직의 전용차량은 아직도 ‘검정색 대형 세단’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부 장·차관

기획재정부·교과부 장관, 3800㏄ 에쿠스로 가장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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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 유인촌 장관만 유일하게 2900㏄ 카니발 이용

행정부 장·차관들의 전용차는 장관급은 에쿠스(3300㏄), 차관급은 체어맨(2800㏄)이 주종을 이뤘다. 이는 지난 2006년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공용차량운영관리계획’에서 권고한 장·차관 전용차 배기량 기준을 준수한 것이다. ‘공용차량운영관리계획’은 장관급은 배기량 3300㏄(3399㏄까지 가능), 차관급은 배기량 2800㏄ 수준(2899㏄까지 가능)의 차량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실시된 ‘공용차량운영관리계획’은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6월 규제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폐지됐지만 현 정부에서도 과거 권고 배기량을 따르는 장·차관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배기량은 준수하더라도 가장 선호하는 차종이 에쿠스(장관급)와 체어맨(차관급)으로 나온 것은 “장관과 차관들의 개인적 취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행정안전부 관계자의 해석이다. 2008년 7월 주간조선이 조사한 18대 국회의원 승용차의 경우 66 대 45의 비율로 체어맨이 에쿠스보다 더 많았다. 대형 세단 중에서도 장관은 에쿠스, 국회의원은 체어맨을 선호하는 셈이다.<주간조선 2013호 참조>

대부분의 장·차관들이 이미 폐지된 배기량 권고 기준을 아직도 지키고 있지만 이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는 부처도 있다. 2006년 행안부 배기량 권고 기준이 마련되기 이전에 구입한 전용차 중에서는 배기량을 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전용차는 권고 배기량보다 500㏄나 높은 3800㏄ 에쿠스다. 해당 차량은 대당 가격만 5800만원가량으로 다른 장관들이 타는 배기량 3300㏄의 동일차종(4600만원)보다 1200만원가량 더 비싸다. 리스할 경우도 월 임대료가 150만원가량으로 3300㏄(120만원)보다 30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간 유류비(연간 주행거리 1만6000㎞ 기준 260만원 정도)도 3300㏄ 에쿠스에 비해 10만원가량 더 소요되며 배출 이산화탄소 양도 3300㏄보다 0.2t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운영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현 장관 전용차는 배기량 권고 지침이 내려오기 이전인 2006년 1월 13일에 임대한 차량”이라며 “전용차량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낭비라는 판단에서 (배기량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장관의 전용차도 행안부 권고 배기량보다 200㏄가 많은 차량인데 이 역시 권고 규정 마련 전에 구입하거나 임차한 차량들이라고 한다. 외교통상부 운영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구입한 지 1년 만에 차량을 새로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더 예산낭비가 크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장관 전용차량을 좀 더 간소화시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운영지원과의 한 관계자도 “현 장관 전용차량은 2005년 1월에 구입한 차로 당시에는 배기량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15명 장관 중 유일하게 검정색 대형세단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의 한 관계자는 “장관은 청담동 자택에서 서울 세종로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집무실까지 리스한 은색 카니발(2900㏄)로 출퇴근하고 있고 이 카니발을 장관 전용차량으로 등록했다”며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카니발을 택했으며 일주일에 2~3일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에쿠스를 탈 때에 비해 유지비가 월 30만~40만원 정도 절감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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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장

자체 규정으로 배기량 정해… 대부분 3000㏄ 이상

광주시장은 기아 오피러스, 울산시장은 현대 에쿠스


시장과 도지사들도 ‘검정색 대형 세단’을 선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경상남도 김태호 지사를 제외한 광역자치단체장 모두 배기량 2800㏄ 이상의 대형 세단을 전용차량으로 이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4명은 에쿠스를,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한 8명은 체어맨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역자치단체 역시 자체 규정으로 시장·도지사 전용차의 배기량을 정해 놓고 있다. 

기아차 그랜드카니발을 전용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김태호 경남지사의 경우 지난 2006년 전용차를 바꿨다가 구설에 휘말린 케이스. 당시 차량 교체기간인 5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년6개월가량 사용한 현대 다이너스티(3000㏄)를 7000여만원 상당의 에쿠스리무진(3500㏄)으로 바꾸려다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당시 경남도는 “185㎝의 큰 키에 비교적 다리가 긴 김 지사의 신체적 특징과 다른 시·도 광역자치단체장과의 형평성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국 비판여론에 밀려 김 지사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사과와 함께 에쿠스리무진을 매각하고 그 돈을 경남도 복지예산으로 편입한 후 현재 그랜드카니발을 전용차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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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차를 고를 때 지역색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의 경우 기아차 오피러스를 전용차로 사용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회계과의 한 관계자는 “2003년에 전용차를 구입할 때부터 오피러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역업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광주시 서구에 있는 광주공장에서 연간 42만대의 차량을 생산해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회계과의 한 관계자도 “시장님은 울산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인 현대 에쿠스를 타고 있다”고 답했다. 현대차도 울산공장에서 에쿠스를 비롯 연간 17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육·해·공 장성들

대장 3300㏄, 중장 2800㏄, 소장 2400㏄, 준장 2000㏄ 이하

스타들도 차종은 에쿠스·체어맨 선호… 전시에는 지프 타야


국방부 소속인 육·해·공군 ‘스타’들의 전용차는 국방부에서 마련한 ‘군 승용차 운용훈령’에 따라 배기량 기준으로 지급된다. 이 규정에 따라 배기량 기준으로 대장은 3300㏄, 중장은 2800㏄, 소장은 2400㏄, 준장은 2000㏄ 이하의 차량을 사용할 수 있다. 차종은 해당부서와 기관에서 임의로 조달청에 신청하지만 이때 대장은 에쿠스, 중장은 체어맨, 소장은 그랜저, 준장은 SM5·토스카를 주로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 운전병 출신 김모(24)씨는 “토스카는 뒷모습이 엉덩이를 든 모양이라서 경박스럽다는 말도 있었으나 준장들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 전용차로 채택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물론 평시가 아닌 전시에는 전용차가 달라진다. ‘스타’들도 예외 없이 검정색 대형 세단에서 내려 얼룩무늬 군용 지프(구 기아 레토나)를 타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군용 지프는 기아차에서 개발한 차량으로 배기량 2000㏄에 최고속도는 130㎞, 60도 기울기까지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6800여대가 판매됐고 가격은 1900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는 “장성 전용차량은 반드시 공무상의 목적으로만 운용된다”며 “차량지급 대상 수가 많기 때문에 규정을 엄격히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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