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버스/중기

돌고래버스와 나

https://main.bbmuseum.co.kr/community/truck/2t1rzm3wqn


검수 중이거나 숨김 처리된 미디어입니다.
돌고래버스와 나―대우버스가 BH115H 이후 수년의 노력 끝에 내놓은 BH116/117은 버스계의 판도를 바꿨다. 버스의 창은 직사각형/쇠창틀/금형은 원박스가 전부라는 그전의 디자인에 도전장을 던진 116의 첫 인상은 미국 영화‘프리 윌리’에 나온 검은빛 병코 돌고래와도 같았다.


우선은 창유리의 분할 구조부터가 그랬다. 스윙도어―또는 마이너스 옵션으로 붙여졌을 출입문과 동떨어져 멋대가리 없이―투박하던 종전의 관념을 부정할 듯―물 오른 병코 돌고래의 등줄기와도 같은 첫 라인이―완벽한 D라인을 그리며 버스의 등 척추부위를 장식하고 있었고, 그 옆으로 다시 6剖의 창틀라인이 완만한 A라인을 그리며 끊어진 볼륨을 보충하고 있었다.


출입문을 승객석의 창유리에 완만하게 맞춤하듯이 감싸 놓은 형태는―20년 BH120S와 동아버스에서 잠시 보이고 사라진 형태였다. 대우의 미적 감각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결론지도, ‘나올 곳 나오고, 들어갈 곳 들어간’미스코리아의 범주에 넣기 위한 눈물겨움은 필시 이와 같은 스타일을 위한 산고였으리. 바야흐로 GM RTS 금형의 115H의 쇠락이었다.


시내좌석 개혁과 경남버스 준우등 퍼레이드―2002년 부산 시내좌석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지하철 2호선(서면-장산-호포)개통 전까지 노포동-해운대를 임시로 운행했던 삼신교통/태영여객의 2003번―이 노선은 2호선 개통 뒤에도 한동안 존속(存續)하다가 폐지되었다.―과 부일여객 240번(해운대-부산역-하단), 역시 2002번이 BH116 1대와 113 2대로 채워진 것이었다. 대부분 서울 중고였고, 240번은 ZF미션을 달고 있었다. 자연히 부산 마니아들의 엄청난 환영을 받았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성여객/푸른교통을 중심으로 고급좌석이 생겨났다. 울산역을 기점으로 장거리를 뛰는 1127번과 2000번. 


그때부터 나의 아지트(?)는 부산대학교 BF105와 함께 해운대로 확대되었고, 급기야는 해운대에서 240번 BH116을 잡아타고 기사와 한담을 하며 차고지까지 동행했다. 월드컵 직후라 유동인구가 밀집하는 곳에는 'Be the reds‘ 붉은 티셔츠가 불티났고, 곧 젊음의 색이며 여름 한철의 색이었다. 지하철은 자연히 관심 밖이었고, 언젠가 끊어질 ’보물 돌고래‘의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최대한 많은 만남을 가졌다. 어쩌다가 116이 아닌 삼신/태영의 113을 탈 때면 왜 그리 아쉽던지.


요즘 말로 ‘쌩얼’ 이라 칭하는 수수한 얼굴. 안 꾸며도 돋보이는 마스크 또한 장점이었다. 그 무렵 경남버스는 트랜스타 P형/그랜버드 파크웨이/BH116을 중심으로 단거리 노선에 준우등을 투입했다. 그랜버드가 풍만함으로 대비되었다면, 116은 검소하면서 보수적인 느낌이었고, 트랜스타는 신비감―당시 시외우등에도 트랜스타는 흔치 않았다.―이었다.


또한 지금은 엷은 녹색으로 도색을 통일한 경북고속 역시, 당시는 상아색에 보라색,남색 등을 곡선으로 마블링한 117H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이 대우버스 형제에게 돌고래버스라는 명칭을 붙여주게 된 계기가 이 경북고속 117H를 본 뒤였을지도 모른다.


범퍼에 박힌 리어램프―지금은 전통을 상실한 116,117H는 데뷔 초기 꽤 드문 비밀을 지니고 있었다. 리어범퍼 자체에 4/3크기의 분할 리어램프를 박아 넣은 모습이었다. 전편인 구형 BH120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디자인이었기에, 한편으로는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충돌사고 시 청구될 만만치 않은 공임비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리어범퍼 위에 세로배열의 후미등을 올린 로얄크루져와도 확연히 차이가 났던 그 램프를, 영안모자로 인수되고 수년 세월 속에 이루어진 디자인 단행을 피하지 못해, 하급모델인 115E와 갈수록 닮은꼴로 전향하는 것 같아, 막지 못하는 이 초라함이 안타까울 따름이다.(2008.4.4)

본 게시물을 뉴스 및 기타 매체에서 인용하실 때는 '보배드림' 출처 표기를 부탁드립니다.
0

숏폼카매장 특종매물

댓글 0

트럭/버스/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