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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빠진 한국 배구… 찌그러진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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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대표팀 마저… 최하위로 VNL 퇴출

1승11패… 亞 배구연맹 대회 치러야
‘겸임’ 감독 등 배구協 운영 질적 하락
대표팀 선발도 소속팀 눈치보기 일쑤
“현상황 위중… 전부 뜯어고쳐야” 지적

검수 중이거나 숨김 처리된 미디어입니다.
VNL에 출전한 여자 배구대표팀이 경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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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L 경기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는 강소휘. FIVB 제공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4일 막 내린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조별리그를 최종 성적 1승 11패로 마무리했다. 올해 18개 출전국 가운데 최하위다.

한국은 2018년 FIVB가 월드그랑프리를 대신해 출범한 VNL에서 16개 출전국 중 12개 국가에 분배된 ‘핵심팀’에 속해 부진한 성적에도 강등을 면했다. 하지만 FIVB가 2024년 VNL 규정을 개편하며 출전국가를 18개로 확대하고, 기존의 ‘핵심팀’과 ‘도전팀’ 구분을 없애며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졌다.

한국은 올해 VNL 조별리그 12경기에서 1승 11패해 태국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태국이 승점 6, 한국이 승점 5로 희비가 엇갈렸다. 결과는 같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태국이 앞섰다는 의미다.

결국 최소 2승 이상의 성적으로 최하위 탈출을 기대했던 한국은 18개 출전국 중 최하위에 그쳤다. 동시에 VNL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은 4승 이상의 성적을 약속했으나 초라한 성적표로 고개를 숙였다.

이날 VNL 종료를 기준으로 한국 여자배구의 FIVB 랭킹은 37위다. 세계적인 강국과 비교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배구연맹(AVC)에 속한 국가 중 4위 중국과 5위 일본, 20위 태국과 비교해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VNL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2025년 현재 한국 배구는 세계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VNL 출범 후 여자대표팀은 꾸준하게 출전했으나 남자대표팀은 첫해 출전해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남자대표팀은 FIVB 랭킹 25위로 여자대표팀보다 순위가 높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세계 배구의 주류에서 밀려난 지 오래됐다.

남녀 배구대표팀이 VNL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AVC 주관 대회에서 최대한 랭킹 포인트를 얻어야 한다. 1, 2년의 짧은 시간에 VNL 무대를 다시 밟는 것은 쉽지 않다. 인내심을 갖고 대표팀 운영의 개선 계획을 세워 현재와 달라진 방식으로 운영해야 하는 당위성이 생겼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해 선수 자원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든다는 문제도 다른 종목과 함께 배구 역시 직면한 커다란 고민 중 하나다. 현재 한국초등배구연맹에 등록된 엘리트팀은 남자 36개, 여자 24개다. 한국중고배구연맹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여중부 21개, 남중부 30개, 여고부 18개, 남고부 23개가 전부다.

과거 한국의 라이벌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배구 강국으로 거듭난 일본의 경우만 봐도 배구 인프라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출산율 하락이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된 만큼 인프라 선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주어진 자원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

당장 전임제로 선임한 두 명의 외국인 감독도 최초 계약과는 달리 사실상 겸임제로 운영하며 대표팀 운영의 질적 하락을 자초한 것이 대한배구협회다. 많은 선수에게 대표팀의 문호를 개방해 1, 2진을 두루 운용하며 대표팀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획이 세계적인 추세인 가운데 한국은 매번 대표팀 소집마다 선수와 소속팀의 사정을 살펴야 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와 연락이 닿은 한 배구인 A 씨는 최근 한국 남녀 대표팀의 부진한 국제대회 성적에 대해 “대한배구협회가 현 상황의 위중함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대표팀 운영 방식을 전부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배구인 B 씨도 “대표팀 명단에 없는 선수들이 지금 대표팀에 들어간 선수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선수 자원이 없다고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지금 우리 배구대표팀이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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