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로 300km대 이상 주행가능한 초고속철로를 놓았고 독자기술로 고속열차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강자가 등장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큰 땅덩어리 밀집된 14억 인구를 신속히 수송할수 있는 고속철도가 필요했습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텐진 구간 초고속철로 개통을 시작으로 베이징~상하이간 징후고속철(우리나라의 경부고속철과 같음), 베이징-광저우간 징광고속철 등을 건설했습니다.
중국의 고속철도는 다른나라에 비해서 원거리를 운행해야하는데다 노선도 다양하게 건설하고 있었기에 고속철도를 운행할 고속열차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고속철 개통 초기에는 세계적인 철차회사인 봄바르디어, 가와사키, 지멘스, 알스톰 등과 차량도입이 필요했던 매1차례의 시기마다 기술제휴를 받아 무수히 많은 고속열차를 생산해냅니다. 고속열차의 생산물량이 많았다는건 내수시장이 무척 컸다는걸 말해주는데, 이는 결국 중국의 고속철도차량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밑바탕이 됩니다.
우리나라가 1990년대 경부고속철 한곳에 운행시킬 열차가 필요해서 프랑스 한곳만 채택했던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자체 열차생산기술을 갖추고 직접 만들어낼 정도면 이는 분명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 프랑스, 독일에 비하면 우리는 고속열차 생산 기술을 갖춘 시간이 짧기도 하고, 노선망이 다양하지 못하여 만드는 양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기술고도화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더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고속철도 개통이 꾸준히 이루어지는만큼 고속열차 생산이 꾸준히 필요하기에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신차를 출고할때마다 바로바로 개선하여 결점을 보완할 기회가 넉넉합니다.
또한 중국은 성장단계에 있는 국가이다보니 선진국에 비해 인건비나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차량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그 차량을 구매하는 입장에서도 비용적인 측면에 부담이 적다는 것. 바로 중국 고속철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덕에 중국은 미주, 동남아 등지에서 파죽지세로 사업을 낙찰받으며 승승장구하고, 고속철이 발달한 유럽에서조차 중국 고속열차 구입을 검토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 최초로 고속철을 만들어낸 이웃나라 일본 또한 중국을 의식해서 좀더 공격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입찰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에반해 한국은 줄곧 도로교통위주로 교통망을 갖추다보니 도시철도(지하철)을 제외하고 철도교통은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나마 경부 호남고속철 개통과 주요 간선철도의 준고속화로 여건이 조금 나아졌을뿐.
중국은 내수시장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몸집을 키워 세계 일류 메이커들과 경쟁하기 위한 목적에서 국영기업 남차(nan che)가 북차(bei che)를 흡수 합병하고 중국중차(zhong guo zhong che, CRRC)를 출범시킵니다.
과거 한국도 IMF 때 대우, 현대, 한진의 3개사 철차부문을 하나의 철차회사(지금의 현대로템)로 탄생시키며 내수시장의 과당경쟁을 끝내고 세계시장에서의 철차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렸던 케이스와 비슷합니다. 현대로템 역시도 기술수준을 떨어지지 않으나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추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만, 정작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 쪽에서는 그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일본, 프랑스, 독일, 미주 등 선진업체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걸고 고속철 수주에 나서고 있다보니 현대로템의 경쟁력은 약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뛰는 선진국, 날고있는 중국이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의 고속철 수출 성적표는 무척이나 초라합니다. 물론 한국이 비록 기술선진국과 내수시장이 드넓은 중국에 비하면 기술축적기간도 짧고, 내수가 크지않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성장의 제약이 따른다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자연재해의 영향을 적게받고 친환경적이며 안정적인 여객/물자 수송이 가능하여 주목받고있는 철도산업의 향후 발전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런 의미로 철도산업은 국가적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육성시켜 기술 고도화의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및 참고자료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0791
http://w.hankyung.com/board/view.php?id=_column_157_1&no=172
http://www.ezday.co.kr/bbs/view_board.html?q_sq_board=6806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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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in.bbmuseum.co.kr/community/skybr/t45akzrb8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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