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차사진? 이라기 보다는 17년간 고생한 제 친구를 위한 마지막 헌정이라 생각하고 글 한번 써보고 싶어서 네이버 클라우드랑 구글 포토 싸이월드 온갖사진 다 뒤져서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아이클라우드만 안날아갔어도 사진 많을텐데 없는 사진이지만 제 오랜 친구를 보내고 나서 마음이 공허하네요.
바로 이녀석이죠..2000년식 트라제xg 디젤. 당시 저는 11살이었고 부모님께서 차를 바꾸려던 와중 당시 새로 출시된 트라제hti
를 보고 바로 계약을 넣어 2000년 12월 20일날 저희 가족의 품으로 왔습니다. 그 당시에 부모님께서 직접 울산으로 차를 가지러 가셔서 사진 찍어놓은게 집 어딘가 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어쨋든 2000년에 저희 집으로 온 트라제를 제가 20살이 되던 2009년 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몰고 다니기 시작했죠.
2009년 부터 참 많은 추억을 함께 했는데 왜 사진을 별로 안찍어 놨는지 참 후회되네요.
이 사진은 2010년 2월이었나, 친구들과 정동진 놀러가서 왜 찍엇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방 찍었었네요.
이 사진은 아마 2010년 7월에 친구들과 가평여행가서 가평 군청 앞에서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때도 이미 차령 10년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상태는 썩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21살 짜리가 친구들과 한차로 놀러갈수 있다는것에 감사하며 참 여기저기 잘도 싸돌아 다녔었네요.
위에 두 사진은 2010년 10월 3일날 이등병이던 친구 면회로 강원도 화천군 다목리? 인가 어디 가던 도중에 찍었던 사진인데 제가 저 날짜를 왜그렇게 잘 기억하냐면 제가 2010년 10월12일 입대라 참 착잡한 와중에 우울한 친구의 모습을 보고 남일이 아닌것처럼 느껴졌었네요.
그리고 대망의 10월12일, 트라제 뒷좌석에 타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도착한 저곳..306보충대.
이때는 차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어서 306보충대 정문 사진으로 대체. 보충대 앞 편의점에서 트윅스를 하나 사서 하나 먹고
하나는 목이 너무 매어서 쓰레기통에 버렸었는데 훈련소 5주동안 그 트윅스 하나가 계속 머리속에 맴돌아서 힘들었네요.
얘기가 잠깐 다른곳으로 샜는데 2012년 군대 전역하고 최근까지의 기록은 아이클라우드가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사진이 없네요.. 12년 부터 17년까지도 참 저녀석하고 많이도 싸돌아 다녔죠. 친구들과 여행,스키장,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때도 참 잘 돌아다녀줬고요.
15년도 부터 이제 슬슬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합니다.달리던 중 브레이크 진공호수가 터져서 브레이크가 먹통이 된 적도 있었고, 파워펌프가 나가서 두돈반 보다 핸들이 더 무거워진적도 있었죠. 작년 12월 부터는 날씨가 추워서인지 시동도 안걸리고 달리던중 시동이 픽픽 꺼져버리더라고요. 더 타고 다니다가는 목숨이 날아갈것 같아서 차를 슬슬 알아 볼까 했는데 아는 중고차 딜러분이 차 좋은거 나왔다고 해서 정말 뜬금없이 바꾸게 되었네요. 그래서 지난 주말 트라제와 마지막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전 왜 드라이브 하면 생각나는 곳이 포천일까요...이동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며 여기저기 잘 싸돌아다녀서 그런지 이상하게 드라이브 하면 꼭 이동을 가네요. 일동에서 이동 넘어가는길 셀프 주유소에서 마지막으로 주유중인 사진입니다.
그리고 정작 추워서 저 사진 말고는 안찍었다는게 함정..
그렇게 새벽 내내 싸돌아다니고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집에 와 보자는 생각에 달리던중 새벽 4시 반쯤 정말 너무 피곤해서 의정부 휴게소에 들어가 히터틀고 한잠 자고 일어나니까 풍경이 꽤 근사하길래 한방 찍었네요. 근데 컴퓨터로 보니까 구리네요.
그렇게 집에 돌아와 17년간 묵은 쓰래기들과 짐을 정리하면서 한방 찍었습니다. 참 더럽죠? 정말 더러웠어요.
그러고 정말 오늘 아침이 밝아 왔습니다.
아침에 마지막으로 트라제와 함께 출근하며 그냥 이유없이 찍었네요. 아무이유 없이. 이때 시점으로 이제 이녀석과 헤어지기 3시간 전이었네요.
회사 점심시간에 중고차 아저씨한테 차 갔다주고 새차 받아오러 가는길. 정말 헤어지기 5분전.
그렇게 상사에 도착해서 바로 본넷 까고 있는 모습이네요.
17년간 고생한 놈과 앞으로 고생할 놈. 크로스
저 사진 찍고 점심시간안에 회사 들어가야 해서 빨리 나와야 하는데 발걸음이 잘 안떨어 지더라고요. 가끔 내차소 보면 전에 타던 차를 폐차하거나, 처분할때 생각보다 마음이 복잡하다는 걸 몇번 봤었는데 정말 그랬네요. 17년이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보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건데..괜히 녹슨거 보면서도 마음이 짠 하고. 어쨋든 저 사진을 마지막으로 저는 트라제와 이별을 했네요.
2000년 제가 11살일 때 부터 2017년 29살이 될 때까지 가족,친구,여자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게 해줬던 녀석에게 있을땐 잘 못해주고 관리다운 관리도 한번도 해준 적 없지만, 큰 고장과 사고 한번 없이 우리 가족을 안전하게 태우고 다녀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요. 조기폐차신청을 해서 좋은 주인만나라고는 못하지만, 잘 분해 되서 꼭 필요한 곳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17년동안 고마웠고, 고생했다. 푹 쉬어라!
2000.12.20~2018.01.29 고생했어 친구야. 이제 막 안달려도 되니까 천천히 푹 쉬어~!
나중에 보자.

에구엔즈콤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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