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무기

KF-21이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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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에 앞서, 그 어떤 정치색도 배제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혹시 글에서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는 뉘앙스가 느껴진다면 전적으로 제 졸필탓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검수 중이거나 숨김 처리된 미디어입니다.

 

KF-21의 초도비행 성공과 관련해 밀매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저 역시 무척이나 반갑고 또 기쁩니다. 앞으로 헤쳐갈 길이 구만리긴 하지만 응원하는 마음 가득이구요. 그래야 우리 공군이 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과도한 정치논리, 진영논리가 벌써부터 KF-21의 성공적인 초도비행을 먹칠하고 있습니다. 왜 대통령이 오지 않았냐부터 해서 찬밥이라느니, 특정 정권이 개발을 반대했다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들이 말이죠. 사실 찾아보면 그동안 있었던 초도비행 때도 대통령이나 장관급의 VIP가 참석한 적은 없습니다. KT-1이 그러했고, T-50이 그러했으며, 수리온도 그랬습니다. 대신 출고식에 참석했죠. KT-1 양산형 출고식, T-50 시제기 출고식, 수리온 출고식 때가 그랬습니다. 멀리 올라가면 제공호도 그랬습니다.

 

KF-21이 나아갈 길은 가시밭으로 가득합니다. 그냥 축하하고 응원해줘도 힘든 길입니다. 그냥 나아가기도 힘든데 무려 예정된 시간에 맞춰 달려가야 합니다. 그럴진데 이전 정권의 작품이네 어쩌네 하며 진영논리에 휩싸이려는 조짐이 보입니다.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론의 분열은 결국 추진동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전투기와 같은 무기체계를 만드는데는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특정 정권의 논리에 따라 그 방향이 수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KF-21의 경우 과거에 비해 유독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아보입니다. 그만큼 사회가 양극화됐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작금의 정국이 반영된 까닭일 수도 있을 겁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그 이유를 따지고 싶진 않습니다. 단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점만 밝혀봅니다.

 

이 자리에선 그냥 그동안 KF-21이, KFX가 걸어왔던 길을 가볍게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KFX는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천명되었습니다.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임관식에서 '늦어도 2015년까지 한국형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씀하신게 그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후 수차례에 걸쳐 타당성 검토와 사업추진 전략 수정, 재검토 등이 진행됐고 많은 시간이 흐른 끝에야 KFX 개발은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KIDA, 사업추진 타당성 분석 (2003.3.~12.)

KIDA, KF-X 사업 추진전략 연구(2005.12~2006.7.)

KDI, 보라매 개발사업 타당성 분석 (2006.12.~2007.12.)

건국대학교, 한국형 전투기사업 타당성 분석 (2009.4.~10.) < 긍정

KIDA,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 타당성 연구보고서 (2012.10.)

KISTEP, 보라매체계개발사업 계획 타당성 재검토 (2013.3.~11.) < 긍정

KIDA, 보라매 체계개발사업 계획 타당성 재검토 후속연구 (2014.7.~9.) < 조건부

 

무려 7번이나요. 시간으로 따지면 10년이 넘습니다. 이 시간동안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그 중 어떤걸 도입하고 어떤걸 자체개발할 것인지, 또 그것이 가능한지 등이 검토됐습니다. 한편으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국제공동개발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인도네시아와의 합작이 추진됩니다. 전에도 몇 번이나 얘기한 적이 있지만 인도네시아가 KFX에 숟가락을 얹은게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해서 끌어들인 겁니다.

 

위에 적은 7번의 연구 중 4번은 확보된 기술이 적고 비용이 과다하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개발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사실 처음 결론이 나왔으면 해외도입으로 사업방향을 바꿨어야 했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였는지 타당성 검토가 계속 반복됩니다. 군의 요구성능을 변경하는 등 조건을 바꿔가면서 말이죠. 업체의 로비였는지, 군의 소망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정권의 의지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KF-21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이 때 해외도입을 했으면 공군의 전력공백은 최소화했을 것이다..라는 것이죠. T-50과 달리 KF-21에 곱지않은 시선이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러다  2009년 건국대학교에서 실시한 네번째 분석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고, 이에 따라 이듬해 탐색개발이 시작되고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하는등 등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합니다....만,

2012년 KIDA의 보고서가 건국대 보고서의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으면서 예산이 삭감됩니다. 건국대의 타당성 연구는 실제 실험평가 없이 전문가 설문에만 의존하여 이루어졌고, 설문자들도 이해당사자들이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2013년에 제출된 KISTEP의 보고서가 직구매가 최선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기술적 쟁점사항에 대한 재확인 필요성을 제시함에 따라 2014년 KIDA에 의해 마지막 재검토가 진행됩니다. 

 

위의 표에서도 확인되듯 KIDA는 몇 번이나 KFX 프로그램이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확보된 기술이 많아졌고,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이 성사되는 등 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KFX에 들어가는 외부기술에 대한 수출승인을 전제로 사업타당성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 결과 오늘날 KF-21이 무사히 초도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KF-21이 개발에 착수하기까지 걸어온 길을 가볍게, 정말 가볍게 살펴봤는데요. 

여기까지 읽으시고도 KF-21에 대해 특정 정권의 반대가 있다거나, 과거와 온도가 다르다고 생각하셨던 분이 계시다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덧붙여, 졸필이라 이해가 어려우시거나 오해가 있으실 줄로 압니다. 반론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최선을 다해 답변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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